속도를 늦출수록
탁월해지는
생각의 힘
슬로싱킹
황농문
위즈덤하우스
2020. 11.
332p
★★★★☆(4.2)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필수! |
학교에 다닐 때 문득 깊은 생각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한가지 문제를 오랫동안 붙잡을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10분도 생각하지 못하고 답지를 열게 됐다. 분명 조금만 더 생각하면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머릿속에서 노는 걸 좋아하던 나라 여러 번 이런 위화감을 느꼈지만 당시 나한테는 할 일이 산더미였기 때문에 답을 내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다.
'1분'밖에 생각할 줄 모르면 '1분' 걸려 해결할 문제밖에 못 푼다는 문구를 보고 학생 때가 떠올랐다. 더불어 산만함과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말이 매력적이었다. 학생 때는 그래도 10분이라도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5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었다. 산만해지고, 하기 싫어하는 것은 할 수 없어졌으며 삶이 즐겁지 않고 불안해서 이제는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서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슬로싱킹』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야만 하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바꿀 수 있다고?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의 대다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어쩔 수 없다면서 나 자신을 간신히 타일러 일을 처리한다. 나 또한 그렇다. 나를 설득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대부분은 하기 싫은 일조차 내팽개치고 내가 한 선택을 후회하기 일쑤였다. 해야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따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슬로싱킹』에서는 해야 하는 일도 좋아할 수 있게 만드는 법을 제안한다. 바로 슬로싱킹을 통해서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 몰입하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치 있는 일을 해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어떠한 일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최선을 다할 때 생긴다. 만약 슬로싱킹을 이용한다면 언제 어느 때고 몰입할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최선이다.
대학생 시절, 나와 맞지 않는 전공 때문에 다니는 내내 고통스러워했다. 선택 과정에서 내 의사라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약 4년을 후회와 원망으로 꽉꽉 채웠다. 심지어 졸업한 후에도 버리고 싶은 과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슬로싱킹』을 읽고 해야 하는 일을 넘어서, 싫어하는 일도 재밌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아직도 그때로 돌아간다면 길을 바꾸고 싶다. 하지만 만약 바꾸지 못하더라도 나는 후회와 원망으로 보낸 4년을 즐거움과 기쁨으로 채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슬로싱킹』을 통해 앞으로도 나는 어떤 일이든 즐겁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셈이다.
몰입과 집중력을 논하는데 빠질 수 없는 책
몰입 혹은 집중력에 대한 책을 여럿 읽어봤는데 보통은 계획을 더 잘 세우는 방법이라든지 환경 설정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는 방법으로 슬로싱킹 하나를 제안한다. 그리고 슬로싱킹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슬로싱킹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관련 분야에서는 새로운 관점과 방법이라 신선하다.
『슬로싱킹』은 챕터 1에서부터 17까지 존재하며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파트 01에서는 슬로싱킹의 유익함을 설명한다. 왜 저자가 슬로싱킹을 제안하는지 알 수 있다. 그다음 파트 02에서는 슬로싱킹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의뿐만 아니라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 것인지 슬로싱킹과 비슷한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나와 있다. 파트 03에서는 본격적으로 슬로싱킹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방법론에 대한 것들이 적혀있다. 이곳에 장기 몰입의 원칙이라든지 직장인들을 위한 슬로싱킹 팁이 나와 있어서 적용해볼 수도 있다. 마지막 파트 04에서는 많은 예시를 통하여 슬로싱킹이 실생활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소개한다.
몰입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다, 혹은 집중력을 올리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비슷한 주제, 즉 집중력과 몰입에 관한 도서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가끔 방법론들이 적힌 책들은 보며 열심히 따라 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빈 부분을 『슬로싱킹』에서 채울 수 있었다. 예시는 많지만 이미지보다 글이 많아서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게 간단명료해서 어렵지 않다. 가벼운 지식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도 오히려 이 분야에서는 가장 읽기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로싱킹』을 읽고 관련 분야 책을 읽었을 때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도 있으니 꼭 읽어보라.
느림의 미학, 슬로싱킹
먼저는 이 책에서 말하는 '슬로싱킹'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하겠다. 슬로싱킹이란 생각할 때 괴로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되, 집중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를 1초도 멈추지 않겠다는 자세로 생각의 끈을 붙들고 있는 방식이라고 한다. 느리지만 끝까지 붙들어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진 특성 중 하나는 '빨리빨리'다. 대한민국은 이 정서 때문에 무수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나는 손이 아주 느린 사람이었다. 주변에서도 손이 느린 것 같다는 피드백도 여러 번 받았고 나 자신도 그렇게 느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래도 이제껏 노력해보겠다고 그 속에 섞여서 '빨리빨리'를 외쳤다. 하지만 결국에 현재에 남은 나는 빨라진 내가 아닌 허술하고 고장 난 나였다. 나는 이때까지 '빨리빨리'에 휩쓸려 패스트싱킹(블로그 글쓴이가 편의로 만든 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슬로싱킹과 대조되는 뜻을 지님)을 연습하고 있었다.
『슬로싱킹』은 단순히 몰입하는 방법만 적힌 책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바로 느림의 미학을 통해서 말이다. 이때까지 빠르게 사회에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빠르게 할 일을 처리해서 많은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줄로 알았다. 그런 삶에서 번아웃과 스트레스, 불안은 선택이 아니다. 결국 끝도 정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슬로싱킹을 추구한다면 우리의 삶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성공은 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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