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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F Book/Book

서평 두 번째,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의 『당신은 이미 읽혔다』: 사람을 읽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by 럽텀 2022. 11. 22.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기술

당신은 이미 읽혔다

앨런 피즈, 바바라 피즈

황혜숙 옮김

흐름출판

2012.11

312p

 

이 책을 처음 샀을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다른 지역에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던 중 길거리 가판대에 꽂혀 있던 책을 제목만 보고 골라왔더랬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고 책 뿐만 아니라 사람도 읽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정말 읽고 싶었기 때문에 집에 오면 단숨에 읽을 거라 생각해서 고민도 하지 않고 샀는데 막상 이 책을 다 읽기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그동안 나도 모르는 새에 몇번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읽혔을 것이다.

 

거짓말쟁이는 시선을 피한다고?

살면서 한번쯤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라는 모습을 현실이나 미디어에서 봤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 시선을 잘 마주치지 못할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우리 사회에서 거의 상식 수준이다. 하지만 오히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약 70%가 눈을 열심히 맞춘다고 한다. 평소와 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당신은 이미 읽혔다』에서 말은 자신의 마음과 다르게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지만 보디랭귀지는 결과적으로 진실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말과 보디랭귀지가 일치하도록 부단히 노력을 하든지, 그게 아니라면 몸짓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의 보디랭귀지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눈, 코, 입과 같은 얼굴과 다리, 몸짓 등 무의식까지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각 신체의 보디랭귀지의 뜻을 알고 보는 눈을 키우면 얼마든지 상대방의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적으로 거짓말을 진실처럼 말하는 훈련을 한 사람이라도 말이다.

 

당신도 읽을 수 있다.

『당신은 이미 읽혔다』에서는 소통은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신체언어에 대해 소개한다. 주로 초반에는 몸짓, 손짓, 손, 팔, 다리같은 신체를, 후반에는 구애와 유혹, 자리, 직장과 같이 상황을 위주로 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어떤 추상적인 것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내용들로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동시에 아예 이 분야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도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어렵지 않다. 우리 일상에서 자주 쓰거나 보이는 바디랭귀지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지도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서 더욱 이해하기 쉽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아쉬운 부분이라면 책 내용의 전체적인 순서다. 비슷한 주제인데 떨어져 있어서 반복되거나 왔다갔다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챕터 2 손'과 '챕터 5 손짓'이 있는데 이 두 개가 비슷하고 연결되니까 연이어 놓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챕터 1 몸짓과 챕터 10 일상의 몸짓도 마찬가지다. 둘 중 하나의 소제목을 바꾼다든지 아니면 아예 챕터 1 몸짓 이후에 일상의 몸짓 챕터를 넣었더라면 더 깔끔한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은 평소에도 글을 읽으며 살아간다. 책, 표지판, 간판, 벽에 쓰인 글자 등등 말이다. 하지만 글만 읽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읽을 수 있다. 앞으로 일어날 국제정세라든지, 개인적인 모임에서의 분위기도 읽을 수 있다. 만약 『당신은 이미 읽혔다』를 읽는다면 당신은 사람도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들 자신감 찾을 때, 자신감이 쫓아오는 사람

『당신은 이미 읽혔다』를 읽고 난 후에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묘미가 쏠쏠하다. 새로운 눈을 얻은 셈이다. 분석적이고 다른 사람들은 흘려보내는 것을 붙잡는 눈 말이다.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나 자신의 바디랭귀지도 관리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인과의 법칙(Law of cause and effect)이라는 말을 아는가? 인과관계, 인과율이라고도 하는데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는 말이다.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인과의 법칙을 들어서 몸짓과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즉, 자신감이 넘쳐서 우월하다는 뜻의 신체언어를 내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감 있는 신체언어를 자꾸 취하다보면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봤을 때, 실제로 자신감 없는 자세를 자주 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맞다. 나는 어느샌가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지금도 어디로 가야 다시 주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읽혔다』에서 말하는대로라면 내가 자신감을 일부러 찾으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오히려 자신감이 나를 찾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 펴고 허리 꼿꼿하게 세우고 당당하게 걷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잃어버린 것처럼 어느 새에 자신감이 내 뒤에서 날 따라오고 있을 것이다.